특별하고 싶던 평범함, 그 끝의 긍정
From TEAM BSPK
하루에 약 12만곡. 전 세계에서 발매되는 신곡의 숫자입니다.
모두가 음악을 듣고 사랑하지만, 음악을 하면서 삶을 꿈꾸기는 더욱 어려워졌음을 말해주는 숫자이기도 하죠.
이런 시기에, '앨범'을 준비한다는 것은 꽤 긴장되는 각오와 불안감을 동반하는 일일 것입니다.
많은 준비 후에 발매된 앨범이 보다 많은 이들에게 소개되거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물량과 인원으로 공세를 하듯 발매되는 음원과의 비교에서 오는 긴장감도 가볍게 한 곡을 낼 때보다, 앨범을 준비할 때는 뮤지션 본인의 긴장감은 더욱 배가 되니까요.
nokdu(녹두)씨의 첫 정규앨범에 대한 논의는 22년 3월에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대략 3달여 간 8곡 정도의 데모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듣기 편한' 음악을 할지, '사람들이 녹두에게 기대하고 예상하는' 음악을 만들지, 아니면 아예 새로운 방향을 향해야 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이 곡들은 모두 드랍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처음 앨범의 실마리를 찾게 된 곡이 앨범의 마무리를 담당하는 'hello, goodbye'였습니다. 녹두씨가 처음 음악을 하던 시절,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 담긴 데모였습니다. 오랜 시간을 지나 발굴된 이 곡을 함께 들으며, 녹두씨는 조금 부끄러워하며 웃으며 지나가듯 툭 말을 던졌습니다.
'정말 그 때는 막 만들고 막 불렀네요'
수 년 전에 만들었던 곡들, 가볍게 스케치하듯 작업하던 노래, 이 모든 것들을 녹두씨는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거나, 정돈된 결과물을 보여준다는 '기획'적인 마음보다 어떠한 에너지들을 지닌 곡들을 찾고, 만들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부터 이 앨범, [Old Justice]는 한 뮤지션이 자신이 지나온 과정을 돌아보고, 또 바라보며 만든 하나의 여행기가 되었습니다.
장르나 스타일에 대한 고민에 앞서, 듣는 이들에게 '이야기'가 될 수 있고 공감을 만들 수 있는 곡들로 앨범을 꾸리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넘칠 수도, 때로는 비울 수도 있는 곡들이 한 앨범에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이전이었으면 '이 곡은 너무 어둡지 않을까요', '조금 짧지 않나요', '생뚱맞게 들리지는 않을까요' 했던 곡들이라도 말이죠.
음악을 막 만들고 막 부르던, 그래서 더 막 음악을 좋아할 수 있던 그 시절을 담고 전달할 수 있는 곡일까.
우리는 삶에 치이기 전, 혹은 치이는 중에도 마음 한 켠에 뮤지션을 꿈꿉니다. 저마다 길든, 짧든 이런저런 뮤지션의 꿈을 꾸곤 하죠.
기타를 사거나, 상상의 나래 속에서 자신이 만들어볼 곡이나 앨범의 컨셉과 가사를 잡아보고, 괜히 이런저런 음악 프로그램도 받고, 열어봅니다.
아마도 기타는 치다 말고 방 한 구석에 들어갈 거고, 머릿속에 담았던 앨범은 대부분 만들지 않았겠지요.
하지만 누구나, 그 순간에 느끼는 설렘과 아련함이 있습니다. 진지하든 그렇지 않든, '뮤지션'을 꿈꾸던 시절에만 할 수 있는 독특한 낭만이죠.
녹두씨는 [Old Justice]를 통해 음악의 길을 어디까지 걸어야 할까 고민하던 당시의 자신과, 음악을 향하던 길 어딘가에서 저마다 낭만을 두고 온 모든 분들을 닮은 음악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렇다보니 곡들은 젊고, 보다 풋풋하고, 감성의 굴곡이 큰 모습으로 완성되었습니다.
공항이라는 공간을 연상하지만 마냥 설레지는 않는 'blackbird'의 우수는, 그간 정돈되고 밝은 팝 사운드로 녹두씨의 음악을 기대하시던 분들께 꽤 낯선 오프닝이 될 겁니다. 거친 외침과 묵직한 리프로 갓 합주를 마치고 무대에 올라선 밴드의 긴장감과 에너지를 발산하는 'wanna be loved'는 음악을 갓 시작하던 녹두씨와 이를 바라보는 지금의 자신을 대비시킵니다. 가볍고, 조금은 키치하면서도 시니컬하게 세상을 대하던 치기를 담은 'Libre'나 'Old Justice', '가슴 아픈 이별'의 재미를 지나면, 조금은 더 어둡고 침잠하는 곡들을 만나게 됩니다. 건조한 기타나 내려앉는 건반, 곡마다 무표정하거나 집요한 정서를 드러내는 가창의 대비는 브릿팝, 포크, 슈게이징에 이르는 여러 질감의 사운드들을 통해 드러납니다.
설레는 사랑의 마음을 에둘러 담는 '600km', 자포자기하는 무대의 막 나가는 모습을 그리는 '캐서린', 망상과 몽환의 어딘가에서 나르시스트인 듯 노래하는 '괴물'을 지나면, 시티팝-신스 아티스트로 자신을 혹 기억할 이들에 바치는 타이트한 서사시 'flesh and bone'과 앨범을 시작하게 해 준 그 곡, 'hello, goodbye'가 이어집니다. 희노애락을 모두 아우르면서도, 긍정과 응원의 마음을 담아 안녕 이라는 두 번의 인사를 건네는 이 곡은 밝고 친절한 첫 인상 뒤에 고민과 고집, 신중함을 담은 녹두 라는 아티스트의 본질을 가장 많이 닮은 그런 곡입니다.
앨범을 만들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은 썩 쉽지 않았습니다. 원래 첫 정규앨범을 만드는 분들의 고충이 비슷한 부분들이 있지만, 평소의 easy-going하던 모습과의 갭이 있기에 녹두씨도, 저희 팀비스포크도 많은 곡절을 겪었습니다. [Old Justice]는 그런 정이 많이 담긴 앨범입니다. 영화를 보듯, 드라마를 보듯, 혹은 친구의 이야기를 듣듯. 보다 많은 분들께서 이 앨범을 즐겨주시기를 바래봅니다.
From nokdu
SE16 4TY [Old Justice]
거친 동네의 런던의 오래된 펍. Paul McCartney - No More Lonely Night 의 배경이었던 곳.
웃음과 낭만이 넘쳤던 그 곳에서 시작한 이야기. nokdu의 첫 정규 앨범 [Old Justice].
어쩌면 저는 그 곳에서 떠나고 있지 못하는 것 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때로 돌아가 다시 살고 싶진 않지만, 그때의 나는 참 좋았어요. 특별하고 싶었던 평범한 나의 지난 날들에 감사합니다.
All songs produced by nokdu
1. blackbird
Song and words by nokdu
Vocals by nokdu
Acoustic & Electric Guitars by nokdu
Synthesizers by nokdu
Programming by nokdu
Mixed by 천학주 Mushroom Recording
Mastered by Randy Merrill Sterling Sound
2. Wanna Be Loved
Song and words by nokdu
Vocals by nokdu
Synthesizers by nokdu
Drums by 장원영
Electric Guitar by 황린
Bass Guitar by 김유민
Mixed by 천학주 Mushroom Recording
Mastered by Randy Merrill Sterling Sound
3. Libre
Song and words by nokdu
Vocals by nokdu
Keys & Synthesizers by nokdu
Drums programming by nokdu
Electric Guitar by 이인규, nokdu
Bass Guitar by 김유민
Mixed by 허정욱 Recording Man
Mastered by Randy Merrill Sterling Sound
4. Old Justice
Song and words by nokdu
Vocals by nokdu
Drums programming by nokdu
Electric Guitar by nokdu
Piano by 김예종
Bass Guitar by 김유민
Mixed by 천학주 Mushroom Recording
Mastered by Randy Merrill Sterling Sound
5. 가슴 아픈 이별 (feat. 박준형) (extended ver.)
Song and words by nokdu
Vocals by nokdu
Drums programming by nokdu
Synthesizers by nokdu
Electric Piano by 김예종
Bass Guitar by 김유민
Saxophone by 백관우
Narrations by 박준형
Mixed by 허정욱 Recording Man
Mastered by Randy Merrill Sterling Sound
6. 물 좀 주소
Song and words by nokdu
Vocals by nokdu
Drums programming by nokdu
Synthesizers by nokdu
Mixed by nokdu
Mastered by Randy Merrill Sterling Sound
7. Down
Song and words by nokdu
Vocals by nokdu
Acoustic Guitar by nokdu
Bass Guitar by nokdu
Piano by nokdu
Cello By 김 솔 다니엘
Drums by 장원영
Mixed by 천학주 Mushroom Recording
Mastered by Randy Merrill Sterling Sound
8. Duet (feat. Mingginyu)
Song by nokdu
Vocals by nokdu & Mingginyu
Words by Hong Lee
Acoustic Guitar by nokdu
Mixed by 천학주 Mushroom Recording
Mastered by 강승희 Sonic Korea
9. 가만히
Song and words by nokdu
Vocals by nokdu
Synthesizers by nokdu
Bass Guitar by nokdu
Programming by nokdu
Acoustic & Electric Guitars by 정민혁
Mixed by 천학주 Mushroom Recording
Mastered by Randy Merrill Sterling Sound
10. 600Km
Song and words by nokdu
Vocals by nokdu
Synthesizers by nokdu
Bass Guitar by nokdu
Programming by nokdu
Cello By 김 솔 다니엘
Piano by 김예종
Acoustic & Electric Guitars by 이진우
Mixed by 천학주 Mushroom Recording
Mastered by Randy Merrill Sterling Sound
11. Oh Love?
Song and words by nokdu
Vocal by nokdu
Electric Guitar by nokdu
Programming by nokdu
mixed by nokdu
Mastered by Randy Merrill Sterling Sound
12. 캐서린 (feat. Crackshot, KARDI)
Song and words by nokdu
Vocal by nokdu, 빈센트, 김예지, 황린
Electric Piano by nokdu
Electric Guitar by 이인규, 황린, 윌리 K, nokdu
Bass Guitar by 김유민, 싸이언, 황인규
Drums by 김성연, 대니 리, 전성배
Trumpets by Q the Trumpet
가야금 by 박다울
Mixed by 허정욱 Recording Man
Mastered by 강승희 Sonic Korea
13. 괴물
Song and words by nokdu
Vocals by nokdu
Keys by nokdu
Programming by nokdu
Acoustic & Electric Guitars by 정민혁
Mixed by 천학주 Mushroom Recording
Mastered by Randy Merrill Sterling Sound
14. Flesh & Bone
Song and words by nokdu
Vocals by nokdu
Synthesizers by nokdu
Programming by nokdu
Electric Guitars by 조혁진, nokdu
Mixed by 허정욱 Recording Man
Mastered by Randy Merrill Sterling Sound
15. Hello, Goodbye
Song and words by nokdu
Vocals by nokdu
Synthesizers by nokdu
Programming by nokdu
Acoustic & Electric Guitars by 정민혁
Bass Guitars by 김유민
Drums by 장원영
z
Mixed by 천학주 Mushroom Recording
Mastered by Randy Merrill Sterling Sound
16. 단독공연
Song and words by nokdu
Vocals by nokdu
Synthesizers by nokdu
Acoustic & Electric Guitars by 이진우
Bass Guitar by 김유민
Drums by 김성연
Mixed by 천학주 Mushroom Recording
Mastered by Randy Merrill Sterling Sound
Tracklist:
1. blackbird
2. Wanna Be Loved
3. Libre
4. Old Justice
5. 가슴 아픈 이별(Feat. 박준형) (extended ver.)
6. 물 좀 주소
7. Down
8. Duet (Feat. Mingginyu)
9. 가만히
10. 600km
11. Oh Love?
12. 캐서린 (Feat. Crackshot, KARDI)
13. 괴물
14. Flesh & Bone
15. Hello, Goodbye
16. (Bonus Track) 단독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