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e A
1. D-Day 02:59
2. Your Plan (Feat. Paloalto) 03:34
3. Teaship (Interlude) 02:29
4. 빙빙 (Being Being) 04:10
Side B
1. Quiet Quality 03:01
2. Fakin' 02:20
3. Salvia 02:57
4. Salvia (Inst.) 02:57
*보너스트랙 Salvia
*200개 한정제작, 다운로드 카드 포함
여섯 잔에 고스란히 담긴 주애의 매력, [6 Shots]
술은 인간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인간은 술을 매개체로 다른 이와 교류를 맺고, 또 술자리에서 다양한 해프닝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많은 예술가가 술 혹은 술자리를 소재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었다. 음악가 역시 마찬가지. 그리하여 우리는 술 하면 떠오르는 노래를 줄줄 나열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여기 단순히 술자리에 대한 노래 하나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하나의 앨범 단위 결과물을 들고 온 음악가가 있으니. 바로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주애(Jue)가 주인공이다.
주애는 2018년 ‘Call Me Back’을 시작으로 매년 싱글을 발표해 온 싱어송라이터다. 이미 그는 바밍타이거의 원진을 비롯해 에잇볼타운의 후쿠오, 브론즈, 그리고 다울, 베스큘럼, 위대한 등 내로라하는 실력을 지닌 프로듀서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를 통해 미뤄 짐작할 수 있듯이 주애는 다양한 장르 음악 씬에서 활동하는 프로듀서의 러브콜을 받고 협업할 정도로 분명한 자신의 목소리와 뚜렷한 개성을 지닌 싱어송라이터다. <하입비스트>, <힙합엘이>, <멜론 스테이션>, <네이버 온스테이지> 등 다양한 음악 플랫폼과 관련 매거진들이 주애를 주목해야 하는 뮤지션으로 뽑은 까닭도 이런 이유에서일 거다.
주애의 첫 EP [6 Shots]는 술자리를 소재로 풀어낸 일종의 컨셉 작품이다. 여섯 잔이라는 작품의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EP는 총 여섯 트랙이 수록되어 있고, 여섯 번의 술자리 상황이 담겨 있다. 이를 위해 주애는 재미난 해프닝이 발생하는 여러 술자리에 참석해 나름의 탐구 과정(?)을 거치며 가사를 썼고, 트랙마다 다른 술자리를 가정해 그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이야기를 프로듀서의 도움을 받아 음악으로 그려냈다. 이런 확고한 컨셉을 지닌 EP는 주애란 싱어송라이터가 지닌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매우 흥미롭다.
우선 EP는 주애의 음악적 확장성을 엿볼 수 있다. 이번 EP에서 주애는 에잇볼타운의 유누, 후쿠오를 비롯해 바밍타이거의 언싱커블, 그리고 지넥스까지. 확고한 스타일과 개성을 지닌 네 명의 프로듀서와 협업했다. 덕분에 EP는 다양한 장르의 요소들이 아우러져 있으면서도 동시에 경쾌하고도 댄서블한 사운드가 주를 이루고 있다. 마치 즐거운 술자리처럼 말이다. 이런 EP의 댄서블한 사운드는 이전 싱글과 비교해봤을 때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차별점이다. 이처럼 주애는 EP의 컨셉에 걸맞은 사운드를 시도하며 자연스레 자신의 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드러낸다.
유연하고도 세련미 넘치는 주애의 보컬 역시 매력적이다. 주애는 EP에서 감각적인 탑라인과 풍부한 음색은 물론, 트랙의 포인트마다 두꺼운 코러스를 쌓거나 목소리 이펙트를 더하는 등 디테일한 보컬 운용을 보여준다. 주애의 깊이 있는 보컬은 프로덕션 위에 겉돌지 않고 단단히 EP의 중심에 위치한다. 더불어 주애는 적재적소에 고혹적인 저음을 선보이고, 트랙 무드에 걸맞게 다른 톤의 보컬을 구사하는 식으로 노래에 감정의 높낮이를 더한다. 이 덕분에 작품 속 화자의 이야기는 공감각적인 심상을 안겨주고, 트랙이 지닌 저마다의 감정선 역시 고스란히 청자에게 전해진다.
사실 EP에서 가장 매력적인 건 주애의 가사다. 주애는 음가 때문에 자기표현을 주저하지 않는다. 특히 그는 거침없이 표현하면서도 남에게 화살을 돌리지 않는 식으로 절제미, 그리고 위트 넘치는 단어 선택을 통해 듣는 재미를 준다. 이를테면 “Quiet Quality”에서 자기 자신을 3인칭으로 일컫고, 연인의 사랑을 알앤비/소울에서 보기 힘든 장하다(!)는 단어로 표현한다. 거기에다 “Teaship”처럼 기존에 없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고, “빙빙”이란 단어가 지닌 운율감과 이중 의미(‘Being Being’)를 마치 펀치라인처럼 활용한다. 이렇듯 주애는 장르를 비롯한 그 어떤 수식어로 설명하기보다 자신만의 독특한 향취와 매력을 지닌 음악가임이 분명하다.
이처럼 여섯 개의 술자리를 다룬 EP [6 Shots]는 가만히 살펴보면 주애와 함께 나누는 술자리나 다름없는 작품이다. EP에서 주애는 앞서 길게 이야기한 음악가로서의 매력을 드러내는 건 물론, 마치 술자리처럼 잠시 자신을 내려놓고 인간미까지 풍긴다. 이 때문에 이번 EP를 듣는 이가 주애의 기존 팬이라면 주애의 진면모를 알 수 있을 거고, 혹은 주애를 잘 모르는 이라면 주애에게 묘한 친밀감을 느끼게 될 거다. 그렇다면 이제 여기 앞에 놓인 여섯 잔의 샷을 하나씩 마시며, 주애의 매력에 빠져 보도록 하자. 단, 지나친 음주로 주애에게 헤어나오지 못해도 책임은 못 지니 주의하시길. & 인스 (NAVER NOW <BIG FAN>, KBS <STATION Z> 작가)